“다양한 곳에서 모바일 기기들이 활용되고 있다. 이들 기기에는 반드시 배터리가 필요하다. 초저 대기전류로 전력을 잘 관리하면 전자제품을 디자인할 때 직면하게 될 배터리의 수명과 시스템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사무엘 웡(Samuel Wong) TI 전력관리솔루션 제품 매니저)
TI코리아가 9월 19일 서울 삼성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기전류가 업계에서 가장 낮은 초저전력 저전압 강하(LDO) 선형 전압 레귤레이터인 ‘TPS7A02'를 발표했다. 이 제품의 대기전류는 25nA.
사무엘 웡 매니저는 이 제품에 대해 “시장에서 경쟁을 하게 되는 여타 초소형 레귤레이터에 비해 TPS7A02의 대기전류는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016년도 TI가 발표한 스탠드얼론 LDO의 대기전류가 1.2마이크로 암페어였고, 2018년도 발표한 제품의 대기전류가 1마이크로 암페어 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25nA의 대기전류는 불과 2-3년 만에 현격하게 낮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기전류만 낮아진 것이 아니라 2016년에 발표한 제품의 크기가 2mm x 1.25mm이고, 이번에 발표한 제품의 크기가 0.65mm x 0.65mm이니 크기 또한 70%나 소형화됐다.
사무엘 웡 매니저는 “대기전류를 업계 최저로 낮추면서 크기 또한 줄이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더 작고 스마트하고 더 많은 커넥티드 디바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전력을 관리하는 문제가 엔지니어들에게는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대기전류를 낮추는 것이다. 대기전류를 낮추면 초저전력이 되므로, 배터리 크기를 줄이더라도 배터리는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사무엘 웡 매니저는 “이번에 발표한 TPS7A02 레귤레이터의 대기전류가 경쟁 제품에 비해 10%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것보다 25nA를 달성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25nA라는 것은 전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배터리의 전력이 자연적으로 유출되는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25nA보다 더 낮은 대기전류를 가진 제품을 TI가 향후에 개발하게 될지, 아니면 경쟁업체가 조만간 개발할지 그것은 모르지만, 설령 개발이 되더라도 25nA보다 더 낮은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 이유는 25nA라는 것이 이미 자연유출량보다 더 적은 전력소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전자기기의 전력은 특정 반도체나 부품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전자기기에는 다양한 반도체와 부품이 사용되고 있어, 전자기기의 시스템을 얼마나 잘 설계하느냐가 오히려 전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TI가 이번에 25nA의 대기전류를 실현한 레귤레이터를 개발했더라도 이것만으로 전자기기의 전력에 대한 많은 것들이 해결되지 못한다는 게 함정인 것이다.

이에 대해 사무엘 웡 매니저는 “맞는 말이다. 전자기기에서 시스템 설계가 가장 핵심이다. 그렇지만 개별부품들의 낮은 대기전류가 기저에 깔려 있고 그 위에 시스템을 제대로 잘 설계하느냐와 그렇지 못하느냐는 엄연히 다르다”고 했다.
즉, 단품들이 우수한 전력 기능을 발휘할 때 전체 시스템 설계에서 보다 효율적인 전력관리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말인 셈이다.
한편, 이 TPS7A02는 초저 대기전류를 실현함에 따라 리튬이온과 같은 표준 배터리 화합물을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서 배터리 수명을 최소 두 배로 향상시켜 준다.
예를 들어, 무선 비디오 도어벨과 보안 카메라 설계에 TPS7A02를 사용하면 24개월 이상 배터리 수명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이는 업계 표준의 최고 4배에 달한다.
TPS7A02는 또한 3nA의 낮은 셧다운 대기전류로 인해 휴대용 의료 및 웨어러블 애플리케이션에서 경쟁 디바이스 대비 최대 5배까지 배터리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