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만이 대안인가? 보여줄 게 EV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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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만이 대안인가? 보여줄 게 EV 뿐인가?
  • 이홍철 기자
  • 승인 2019.09.2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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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어느 자동차 전시회를 가더라도 전기자동차가 강조되고 있다. 올 1월에 열렸던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4월에 열렸던 상하이 모터쇼에서도, 그리고 최근 막을 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동차 업계를 이끌고 있는 아우디, 벤츠,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토요타, 닛산 등은 물론이고 신흥강자로 떠오른 테슬라 등도 약속이나 한 듯 각종 전시회에서 전기자동차를 앞세웠다.

전기자동차가 시대적인 대세이고, 전기자동차가 자동차 업계에 차세대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그래서 자동차 업체들이 주요 행사 전면에 전기자동차를 내세우는 것이 결코 이상한 건 아니다.

세계 5대 자동차 전시회 중 하나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IAA)가 9월 12일부터 22일까지, 총 11일간 열렸다. <br>
세계 5대 자동차 전시회 중 하나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IAA)가 9월 12일부터 22일까지, 총 11일간 열렸다.

시류를 잘 타야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건 마케팅의 기본이다. 예를 들면 2010년대에 북미 자동차 시장에서는 SUV가 초강세를 이루었지만 현대자동차는 이에 대응하지 못해 오랫동안 고전했다.

최근 들여 현대자동차도 북미용 SUV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잃어버린 시간을 한순간에 만회하기로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었다. 북미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거나 정체되어 있는 것이 그것을 방증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처한 이런 저런 시대적인 배경을 잘 알고, 전기자동차를 통한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지만, ‘EV만이 대안인가? 보여줄 게 EV 뿐인가?’라는 반감이 생기는 건, 아쉬움이 생기는 건 왜일까?

세계 5대 자동차 전시회 중 하나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IAA)가 9월 12일부터 22일까지, 총 11일간 열렸다. 제68회 행사답게, 긴 역사를 자랑하는 이 전시회에는 31개국에서 8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 전시회에서 관심을 받은 것은 역시 전기자동차였다. 아우디가 선보인 전기차 콘셉트로 AI:ME와 AICON. 이 둘의 차이점이라면 AI:ME는 주차 같은 자가 운전을 위한 핸들이 존재하는데 반해, AICON은 핸들이 존재하지 않는 자율주행 콘셉트이다.

벤츠와 다임러는 전기차 콘셉트 EQS를 비롯해, 페이스 리프트된 Smart EQ Fortwo 같은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공개했다. 고급 세단형 전기자동차 모델인 EQS는 2021년 출시되는데, SUV 차량인 GLC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아우디는 전기차 콘셉트로 AI:ME를 공개했다.<br>
아우디는 전기차 콘셉트로 AI:ME를 공개했다.

폭스바겐(VW)은 자사 첫 양산형 순수 전기차 ID.3를 내놓았다. 이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420km이다. 100kW로 30분 충전할 경우 290km를 주행할 수 있다. 2020년 6월 출시된다.

이처럼 몇몇 제품들만 살펴봐도 관람객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조만간 상용화를 예정하고 있는 콘셉트 모델은 기다리는 게 지겨울 정도로 갖고 싶은 자동차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았다. 이 아쉬움은 단편적인 것이 아닌 자동차 전시회에 대한 근본적인 것에서 시작되었다.

EV만이 대안인가? 보여줄 게 EV 뿐인가?라는 반감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고민이 부족한 것 아닌가 싶은 서운함이었다.

누구나 전기자동차를 내세우는 이때 좀 더 넓고 깊게 바라봤으면 하는 바람. 보이는 것보다, 보여주기 좋은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고민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

그런 의미에서 BMW와 기아자동차가 최근 내세운 ‘감성’이란 부분은 돋보인다. 이들은 자율주행이 일정정도 일반화되는 시점에서는 무엇이 강조될까? 이 고민을 하고 있다.

폭스바겐(VW)의 첫 양산형 순수 전기차 ID.3<br>
폭스바겐(VW)의 첫 양산형 순수 전기차 ID.3

BMW에서는 ‘감성’이 즉, 자동차와 운전자가 교감하는, 감성주행(Emotive Driving)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감성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은 인공지능(& 머신러닝)에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가속과 감속·진동·소음 등 다양한 주행환경과, 실내·외 환경에서 운전자가 반응하는 생체 정보와 감정 상태를 차량이 학습하게 된다.

이렇게 학습한 것을 토대로 운전자의 감정 상태와 생체 정보에 맞는 음악·온도·조명과 진동·향기 등 최적화된 실내 환경을 운전자에게 능동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물론 이 컨셉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자율주행이 일반화되는 시대가 오면 또 다른 이슈가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세를 따르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는 것. 무엇인가를 고민한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이다.

한편,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는 테슬라, 토요타, 닛산, 마츠다, 지프, 캐딜락, 볼보, 푸조 등 다수의 완성차 기업들이 전시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업체들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건 최근 자동차 전시회의 위기론이 대두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때 세계5대 자동차 전시회에 속했던 도쿄모터쇼가 그 위상을 잃으며 자존심을 구긴 것과 마찬가지로 프랑크푸프트 국제모터쇼도 그 위상이 점점 추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는 그래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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