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이저 자동차 전시회, ‘위상’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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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이저 자동차 전시회, ‘위상’ 흔들린다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9.09.28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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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에 밀려 자존심 구긴 디트로이트 오토쇼,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줄 불참, ‘도쿄모터쇼+프랑크푸르트모터쇼’

세계 5대 혹은 6대 자동차 전시회로 불리는, 파리모터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 상하이 모터쇼, 도쿄모터쇼, 북미 자동차 오토쇼. 이들 중 일부 전시회의 위상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그 위상이 아직 바닥으로 추락한 것은 아니지만,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그것도 IT와 자동차의 결합으로, 자동차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것이라는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는 이 때 말이다.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 못된 것일까? 메이저 자동차 전시회의 자존심이 구겨진 몇몇 사례를 우선 살펴보자.

최근 열린 프랑크푸르트모터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2년마다 한 번씩, 홀수 해에 개최되는 모터쇼다. 올해는 9월에 열렸다. 1897년부터 시작됐으니 그 역사도 100년이 넘는다.

올해 행사에는 31개국에서 800여 개 업체들이 참여했다. 이는 예년 대비 20% 감소한 참여 기업 수였다. 참여 기업들이 줄었으니 전시 면적도 예년 대비 16% 감소한 16만 8000㎡에 불과했다.

더 심각한 건 테슬라, 토요타, 닛산, 마츠다, 지프, 캐딜락, 볼보, 푸조 등 다수의 완성차 기업들이 올해 전시회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원인 중 하나였다”고 주최측에서는 밝혔다. 주최측에서는 아주 ‘현상’적인 이유를 제시하는 것으로, 이들 기업들이 불참한 이유를 단순화시켰다.

주최측이 밝힌 이유 외, 개별기업마다 또 다른 사정이야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자동차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그것도 격년으로 열리는 행사임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불참은 다소 놀라운 일이었다.

주요 기업들의 2021년도 참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자동차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한다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불참은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쿄모터쇼는 1954년 제1회 대회를 개최, 2년마다 홀수해 10월 말경에 열린다. 일본 자동차공업진흥회가 주최하고 참관객 규모는 세계 최대를 자랑하기도 하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그 권위를 잃어가고 있었다.

자동차 산업에서 일본이 가지는 위상, 아시아에는 메이저 자동차 전시회가 없다는 특수성 등이 맞물려 도쿄모터쇼가 글로벌 5대 자동차 메이저 전시회에 속해 있었지만, 역사나 규모 등에서는 북미나 유럽에 위치한 여타 자동차 전시회에 다소 밀리는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같이, 2년마다 홀수해에 열린다는 것과, 열리는 시기도 프랑크푸르트가 9월경, 도쿄모터쇼가 10월경 열린다는 것도 약점이기도 했다.

그랬는데, 아니나 다를까. 중국이 거대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지속되면서 이 전시회의 위상은 급격하게 추락했다.

특히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되었다는 게 도쿄모터쇼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는 상하이모터쇼와 베이징모터쇼 등 양대 자동차 전시회가 있으니 도쿄모터쇼의 입지가 좁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현대차도 10월 24일부터 열리는 ‘2019 도쿄모터쇼’에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현대차의 대응이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그건 아니고 이 전시회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아서”라는 게 현대자동차 측의 멘트였다고 일부 언론은 전했다.

올해 행사에는 현대자동차 외 독일 아우디·BMW·폴크스바겐 등이 줄줄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독일 전시회에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줄줄이 불참했고, 일본 전시회에는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줄줄이 불참을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디트로이트 오토쇼. 이 전시회의 상황은 아주 심각하다. 디트로이트 오토쇼는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 딜러협회가 매년 1월 디트로이트에서 개최하는 국제자동차 전시회이다.

북미국제오토쇼라고도 한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에서, 그것도 새해 벽두인 1월에 열리는 전시회이기 때문에 그 위상은 남다르다.

파리모터쇼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격년으로 진행되는 것에 반해 디트로이트 오토쇼는 제네바 모터쇼와 함께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 전시회 중에서 매년 개최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전시회는 내년부터 6월로 전시회 일정이 변경됐다. 6월 13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1월에 열린다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버린 것이다. 그 이유는 더 충격적이다. 바로 1월에 열리는 CES에 밀렸다는 소식통들의 전언이 있었다.

최근 모든 산업에는 인공지능이나 5G 같은 첨단 기술들이 곳곳에 파고들고 있다. 자동차 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동안 IT와 전혀 결합되지 않을 것 같은 이 분야도 IT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자동차 산업으로서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 전시회에게는 이게 악재가 됐다는 평가가 있다. 인공지능과 5G 같은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자동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팩토리나 스마트팜 등에도 적용된다. 가전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1월에 열리는 가전쇼인 CES와 자동차 전시회인 디트로이트 오토쇼가 이 부분에서 충돌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 문제는 시장규모나 신기술의 적용 속도 등에서 자동차 산업은 가전 산업에 비교가 되지 못한다. 가전 분야가 사실 압도적이다.

예를 들면 가전과 자동차 분야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나 LG전자의 경우, 신기술 적용 비중을 가전에 더 두고 있다. 이들이 1월에 열리는 CES와 디트로이트 모터쇼 중에서 한 개의 전시회에만 참여를 해야 한다면?

업체들이 가지는 미래비전이나 현재상황 등에 따라 그 선택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결정을 한다면 CES를 택할 확률이 높다. 설령 두 곳 모두 참여를 하더라도 CES에 비중을 더 두고, 디트로이트 오토쇼의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디트로이트 오토쇼는 결국 1월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포기, 6월에 열리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6월이라면 제네바모터쇼, 파리모터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일정도 겹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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