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공격’ LCD 구조조정, 위기인가?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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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공격’ LCD 구조조정, 위기인가? 기회인가?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9.10.01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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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주지역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LG디스플레이가 LCD 분야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파주는 지역경제에서 LG디스플레이와 그 협력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파주에 존재하는 대기업이라고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평택 화성 수원 용인 등이 삼성반도체와 SK하이닉스를 기반으로 지역경제를 구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파주 역시 LG디스플레이를 축으로 지역 경제를 구상하는 건 이런 배경이 있다.

파주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작년에 이미 3000여 명에 달하는 인력을 구조조정 했다”며, “그런데 올해 또 구조조정을 실시하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며, 걱정을 앞세웠다.

파주를 둘러싼 최근 주변 상황도 별로 좋지 않다. 파주시는 도시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2030년경 파주시 인구를 70만명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파주시는 서울시나 기타 경기도에서 파주시로 인구를 지속적으로 유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LG디스플레이는 구조조정을 한다는 소문이고, 서울과 인접한 고양시 창릉에 3기 신도시가 건설될 것으로 발표됐다. 인구유입은 고사하고 파주시는 이제 인구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현재 파주시 인구는 45만명. 이 중에서 LG디스플레이 파주 근무 인원은 파주시 전체 인구의 4%인 약 1만 8000명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1만 8000명의 LG디스플레이 근무자 중에서 파주 거주 인원은 약 50프로이고, 나머지는 고양시와 서울 등에서 출퇴근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주시에 상주하는 인원은 대략 9000명으로 분석되는 셈이다.

대한민국 평균 가족수가 2.5명이니 LG디스플레이 직원과 가족을 모두 합하면 LG디스플레이로 인한 파주시 상주 인원은 무려 2만 2500명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들 중 일부가 구조조정으로 인해 파주를 떠날 수도 있고, LG디스플레이의 경영이 악화되면 파주시에서 거두게 되는 법인세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파주시의 걱정이, 파주지역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건 기우가 아닌 것이다.

위기일까?
LG디스플레이가 LCD 비중을 축소할 것이란 건 예견된 일이었다. 2018년 1분기에 중국 BOE가 10.5세대 LCD 라인을 가동하면서 LCD 수급은 구조적인 공급과잉에 직면했다. 그리고 2019년 1분기 세계 3위 TV 업체인 TCL의 자회사 CSOT가 10.5세대 LCD 라인을 가동하면서 중국발 LCD TV 공급 충격은 현실화되었다.

여기에 더해 2020년 1분기에 BOE는 두 번째 10.5세대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2020년 4분기에 중국의 10.5세대 생산능력은 월 40.5만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3%가 증가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LCD TV 패널업체는 LCD TV의 패널 가격을 인하시켜 경쟁업체들을 고사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업체와의 LCD TV 치킨게임에서 승산이 없게 됐다는 뜻이다. 구조조정은 수순인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LCD 라인 생산능력의 30%를 축소하고 대신 QD-OLED TV 라인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7세대와 8세대 LCD 라인에 대한 구조조정을 거론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 1분기 7세대 및 8세대 LCD 생산능력을 각각 10만장과 19만장으로 줄인다(2019년 3분기 대비 각각 54.5%와 42.4% 감소). 대신 이 회사는 중국업체들과 기술격차가 있는 OLED TV 사업을 강화하고자 한다.

기회일까?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OLED에 전략적인 투자를 한다면 파주지역의 상황도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웨어러블용 OLED 공급은 구미로, 스마트폰용 OLED 공급은 파주에서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8.5세대 OLED 라인을 최근 가동하기 시작했는데, 이와 맞물려 파주에 있는 LCD 라인 ‘P8-2’도 올해 OLED 생산으로 전환하게 된다. 그리고 파주에는 P10 생산라인의 가동도 기다리고 있다. 이 라인에서는 월페이퍼, CSO(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 롤러블 등 차세대 제품을 양산하게 된다.

물론 모든 계획이 뜻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상의 상황을 봤을 때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나 파주지역의 향후 전망이 아주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파주시 관계자는 “인력 투입이 많은 만큼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왔고, 한국에서 다시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구조이다”며, “그 선순환 구조 속에서 내줄 것은 내주고 OLED 같이 경쟁력 있는 먹거리를 찾아 키우는 게 기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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