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제조분야도 콘텐츠 시대 ④자동차 제조업체들, 하드웨어 아닌 콘텐츠·S/W로 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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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제조분야도 콘텐츠 시대 ④자동차 제조업체들, 하드웨어 아닌 콘텐츠·S/W로 승부한다
  • 이홍철 기자
  • 승인 2019.12.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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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조업체들의 화두는 ‘서비스’ 강화이다. 사물인터넷 서비스로 인해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서비스야 말로 제조업체들이 가장 신경써야 하는, 생존을 위한 핵심 분야로 분류된다.

여기서 말하는 서비스란 킬러 콘텐츠를 의미한다. 제품의 외형인 하드웨어가 아닌, 내장된 소프트웨어, 그 소프트웨어를 통한 다양한 콘텐츠를 고객에게 보다 만족스럽고 감동적으로 제공하는 것들을 뜻한다.

이 서비스 강화에서 선도적인 업체라면 역시 애플이다. 애플은 4년~5년 전부터 하드웨어와 소트프웨어 및 서비스에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과거 애플이라면 PC를 공급하고 아이폰 및 아이패드를 공급하는 하드웨어 업체였다. 아이폰을 출시할 때도 지도 서비스로는 구글지도를 이용했고, 주식서비스도 야후가 만든 것을 제공했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제작하여 제공한 것은 캘린더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앱스토어를 런칭하면서 애플은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아이튠즈라는 뮤직 서비스를, 아이북이라는 책과 관련된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애플은 매년 자사 신기술 및 신사업을 발표하는 행사를 진행하는데, 올해 행사에서 애플 CEO인 팀쿡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포함, 서비스 분야도 이제 본격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애플은 하드웨어 제조업체이지만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를 외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를 더 강화시키겠다는 의미였다. 따라서 애플은 이제 하드웨어 회사이자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서비스에는 멜론처럼 음악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월 정액료를 받는 서비스, 넷플릭스와 경쟁하게 될 동영상 VOD 서비스 등을 직접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애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자동차 회사인 테슬라도 마찬가지다. 테슬라는 주기적으로 자사 자동차의 OS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작년에 9.0, 올해 10.0 버전을 발표했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작년 9.0 버전부터 아케이드 게임인 레이싱카 게임이 지원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레이싱카 게임은 PC에서도 할 수 있다. 요즘은 레이싱 게임을 위한, 실제 자동차 모형의 세트도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대략 60만원 정도. 하지만 7000만원 짜리인 테슬라 자동차에서 직접 핸들을 돌리며 브레이크를 밟으면 즐기는 것은 PC에서 즐기는 것과, 레이싱 게임용 세트에서 즐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서비스가 제공된 후 테슬라 자동차의 경우, 주행을 하는 시간보다 게임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고 한다. 부모가 퇴근을 하면 아이들이 부모 자동차에서 게임을 하느라 테슬라 자동차를 훨씬 더 많은 시간동안 이용한다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왜 이렇게 서비스 강화에 열을 올리는 것일까? 이에 대해 김지현 SK경제연구소 상무는 “본체인 하드웨어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차원이 크다. 테슬라는 자동차를, 애플은 아이폰의 경쟁력을 콘텐츠를 통해 키우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상무는 더불어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애플의 매출 중에서 서비스 관련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팀쿡이 서비스 강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소 아쉬운 현대자동차의 전략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지난 4일 현대자동차의 미래 전략이 담긴 ‘2025 전략’을 공개했다. 여기에서 현대자동차는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내용을 담았다.

현대자동차는 자료를 통해 디지털 기술과 개인화된 콘텐츠 분야에서 경쟁우위가 가능한 3대 스마트 차별화 요소를 선정하여 강화하겠다는 뜻을 우선 밝혔다.

현대자동차가 밝힌 3대 스마트 차별화 요소는 ▲혁신적 디지털 사용자 경험 ▲인공지능(AI) 커넥티드 서비스 ▲안전 지향 자율주행 등이다.

이 중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혁신적 디지털 사용자 경험’인데, 이것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한 디지털 감동 요소를 제공함은 물론, 2025년까지 고도화된 음성 사용자 경험 및 개인 비서 서비스를 적용하는 의미이다.

현대자동차는 더불어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 + 서비스’ 사업을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이는 커넥티드카와 정비망을 통해 수집된 차량 제원, 상태, 운행 정보 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정비·주유·중고차 등의 단순 제휴 서비스를 넘어, 쇼핑·배송·스트리밍·음식주문·다중 모빌리티(Multi-modal) 등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 + 서비스’가 삶의 중심으로 확장된 맞춤형 모빌리티 라이프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이처럼 ‘2025 전략’을 야심차게 발표했지만 이번 발표 내용에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현대자동차의 경우 아직도 ‘제조업의 서비스’를 정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예를 들면 테슬라의 서비스는 ‘정비’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정비가 필요 없는 완벽한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이걸 기본으로 깔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정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뉘앙스는 아쉬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더불어 서비스 내용에서 혁신성이 다소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현대자동차가 강조한 부분들은 커넥티드 자동차라면 누구나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대부분이었다.

애플이나 테슬라처럼 소프트웨어 부분을 끊임없이 강화하여 이를 통한 킬러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야 하는데, 현대자동차는 핑·배송·스트리밍·음식주문 같은 내용을 소개하는 데 그쳤다. 업계를 리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내용을 담지 못했다는 비판은 그래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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