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 ⑥맛없는 짬뽕처럼 느껴졌던 기아차의 ‘Plan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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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 ⑥맛없는 짬뽕처럼 느껴졌던 기아차의 ‘Plan S’
  • 이홍철 기자
  • 승인 2020.01.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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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승용·SUV·MPV 등에 걸쳐 총 11개의 전기자동차 라인업을 구성, 2025년경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6.6%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더불어 맞춤형 모빌리티 사업을 전개하는 것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기아자동차는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개최, 중장기 미래 전략인 ‘Plan S’를 발표했다. ‘Plan S’에는 2026년까지 기아자동차가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펼치게 될 것인지, 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구체적인 내용이라고 하지만 요약을 하자면 ▲전기자동차 시장을 강화하겠다 ▲모빌리티 사업에 힘을 집중하겠다 등 두 가지가 핵심이다. 이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이 때 기아자동차는 변화를 좇아가는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대변신을 시도하겠다”며, “‘Plan S’는 혁신을 도모하고자 하는 기아자동차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박한우 대표는 ‘혁신’ ‘미래’ 등을 여러 번 사용하면서 거창하게 말했지만, 사실 내용상으로 별다른 게 없었다. 몇 년 전부터 나왔던 전기자동차 시장을 강화하겠다는 것과, 너도나도 외치는 차세대 먹거리는 모빌리티 사업에서 창출해야 하니 기아자동차 역시 이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것 정도였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물론 2021년에 전기자동차 전용 모델을 출시한다든지,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자동차 라인업을 구축한다든지, 2026년에 전기자동차 연판 판매량 5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 또한 멋진 계획에 불과했다. “웬만하면 달성하고 싶다” 정도의 계획 말이다.

기아자동차의 이번 발표에서 실망스러웠던 것은 기아자동차만이 내세울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을 수 없다는 데 있었다. 박한우 대표가 말한 것처럼 지금 자동차 시장은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자동차 시장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기술은 내일이라도 당장 열릴 것처럼 메이저 자동차 회사라면 너도나도 기술개발에 목숨을 걸고 있다. 그리고 점점 더 인지도를 높여가는 모빌리티 사업에서는 우버 등 그동안 자동차 시장에서 그 이름조차 들을 수 없었던 회사들이 치고나오고 있다.

이런 모습을 봤을 때 자동차 시장은 격변의 시기가 분명하다. 격변의 시기란 위기이자 기회가 된다. 준비를 잘한 업체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준비를 하지 못한 업체들은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건 기업들의 지난 역사가 말해준다.

구글과 애플이 지금 이렇게 부각되고 있는 것도, IBM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예전의 명성을 잃어버린 것도, 격변의 시기를 준비한 자와 준비하지 못한 자, 그 결과물이 지금 나타난 것일 뿐이다.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이 때 기아자동차는 변화를 좇아가는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대변신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자동차는 메이저에 속하지 못한다. 현대와 기아를 합쳐야 글로벌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 수 있을 정도이다. 상황이 그러한데 기아자동차 단독이라면 그 위상은 말할 필요가 없다.

기아자동차보다 앞서 있는 자동차 회사들은 자본력과 기술력 및 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워 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 시장에서 계속 질주를 하고 있으며, 기아자동차와 비슷하거나 약간 뒤져 있는, 특히 중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정부 지원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점점 높이고 있다.

격변의 시기에 이들과 경쟁을 하려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기아자동차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그 승부수가 구글처럼 자율주행 시장에서 독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도 좋고, 테슬라처럼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혜성처럼 등장해도 좋다. 우버처럼 모빌리티 시장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어도 괜찮다. 그 무엇이든 상관없다.

물론 이런 모습이 쉽지는 않다. 웬만해서는 힘들다는 거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만, 구글·테슬라·우버처럼 획기적인 모습이 안 된다면 고유한 색깔이라도 가져가야 한다. 그 누구도 흉내내지 못하는 기아자동차만의 아름다운 색깔.

그러나 이번 ‘Plan S’에 담긴 내용은 그것이 부족했다. 이것저것 섞어놓은 듯한, 재료를 혼합하여 만들었지만 맛이 없어 미간이 찌푸려지는 ‘철없는 짬뽕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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