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다운사이징이 자동차 시장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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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다운사이징이 자동차 시장 가른다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5.05.0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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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보하는 8기통 엔진, 떠오르는 3기통·터보엔진
2025년까지 평균연비 54.5MPG에 도달하도록 강화된 미국 CAFE(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기업 평균연비) 기준과 유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자동차의 연료효율성이 부각되고 있다.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연료직분사·터보차저·슈퍼차저 기술을 개발하여 소형 크기의 엔진으로도 대형 엔진과 유사한 성능을 구현하도록 지원하고 있는 이유이다.
 
미 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의 2013년도 자료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평균 연비는 갤런당 24.9마일이다. 이는 2012년도보다 3.3% 개선된 수치. 현재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이른바 ‘Cafe Standards(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로 불리는 연비 기준안을 내세우며 주요 완성차 업체에게 연비 향상을 압박하고 있다. 2013년에 연비가 3.3%나 개선된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설명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동차를 공급하는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2025년까지 평균 연비를 갤런당 54.5마일로 낮추어야 한다.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부족분을 벌금으로 납부하게 된다.
 
그렇지만 벌금을 납부할 확률은 극히 낮다. Ward’s Automotive를 비롯한 시장전문조사 기관은 오바마 정부의 연비 기준안을 완성차 업체들이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 주된 이유로는 꾸준히 증가하는 유가(Gas Price) 압박, 정치적인 압력(Political Pressure), 그리고 기술적인 발전(Technological Innovation) 등이 거론된다.
 
지금 대세는 가솔린 엔진
Ward’s Automotive의 최근발표에 따르면, 현재 가솔린 자동차의 점유율은 93%로, 압도적이다. 이어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3.2%, 디젤차가 2.85%, 전기자동차가 0.32%를 기록하고 있다.
 
가솔린을 대체하는 운송수단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기자동차(EV)가 아직도 미국 시장에서 0.32%의 점유율에 불과한 점은, 그 동안의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불어 전기차의 실용성이 아직도 상당히 부족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전기자동차의 문제점으로는 1회 충전 시 가솔린 자동차에 비해 현저히 짧은 주행거리, 충전 인프라 부족, 오랜 충전시간, 그리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들 수 있다.
 
엔진 다운사이징의 트렌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활동중인 엔진을 배기통별로 보면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4기통 엔진이 50%를, 6기통 엔진이 33%를, 8기통 엔진이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4·6·8기통 엔진이 시장의 대부분(98%)을 차지한다는 의미이다.
 
연비 효율에서 4기통 및 6기통 엔진에 비해 불리한 8기통(V8) 엔진은 2011년에 20%를 차지했지만 2013년에는 15%로 감소했다. 연비 효율이 나쁜 10기통과 12기통 엔진은 미 자동차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미국 정부가 자동차 업계에 연비 개선을 계속 요구했기 때문이다.
 
4기통 엔진과 더불어 업계에서 강세를 띠고 있는 6기통 엔진(V6)은 2008년까지 4기통 엔진과 비슷한 점유율(약 40%)을 유지했지만 현재 33%까지 감소했고, 2018년까지 30% 이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달리 2013년도에는 일반 엔진보다 배기량이 현저히 낮은 터보 엔진(Turbo-Charged Engine)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2008년 8.1%에 불과했던 것이 2013년 22.2%로 상승한 것. 터보엔진의 비중이 이렇게 증가한 데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엔진으로도 고출력이 가능하고, 기존 엔진보다 가벼워 연비 효율에서 장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터보차저 엔진은 기존 엔진에 비해 15% 가량 연료 소모가 적고 20% 가량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이 적다. 이 엔진의 시장 규모는 2015년 현재 90억 달러에서 2040년 200억 달러까지 성장한다.
 
한편 터보차저 같은 신기술이 개발되면서 3기통 엔진이 지금까지 대세였던 4기통 및 6기통 엔진을 밀어내고 부상하게 된다. 3기통 엔진의 점유율은 2015년 9.6%에서 2022년 16.1%까지 증가한다.
 
Ward’s Automotive에 따르면, 현재 3기통 엔진이 탑재된 차량 중 소형차가 56.8%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점차 CUV와 중형차에까지 3기통 엔진이 적용된다.
 
3기통 엔진이 탑재된 차량의 68.1%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아태지역의 3기통 생산량 중 19.8%가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것은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아시아에서의 사업을 확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미주지역에서는 대형 엔진을 사용하는 픽업 트럭과 엔진 다운사이징 수요가 병존하고 있다. 그래서 북미 소재의 완성차 업체들은 여전히 대형 엔진 기술을 병행하여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터보엔진이나 디젤엔진의 기술이 적용된 픽업트럭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엔진 다운사이징 현황
GM : 트윈 스크롤 터보를 적용하여 주목 받고 있다. 2012년, 쉐보레의 크루즈와 소닉, 뷰익의 리걸 모델에 각각 1.4 및 2.0인 4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하여 선보였다. 
2014년에는 캐딜락 CTS 모델에 자사 첫 V6 3.6ℓ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8기통 엔진의 성능을 구현했다. 기존 6단 변속기를 8단 자동변속기로 대체하여 연료효율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2015년형 말리부 모델에도 소형 엔진에 터보차저를 탑재했다. 이처럼 GM은 중형차량에 다운사이징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크라이슬러 : 엔진 다운사이징보다는 트랜스미션을 통한 경량화 및 연비효율을 실현하고 있다. 타 완성차 업체와 비교한다면 엔진 다운사이징 트렌드에 소극적인 것. 그 이유는 대형 가솔린 엔진 및 디젤 엔진의 성능과 연비효율성을 보완하고자 변속기에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형 300은 3.6ℓV6 엔진에 5.7ℓV8 엔진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두 모델 모두 기존 5단 변속기에서 벗어나 8단 변속기를 장착했다. 이후 출시된 2015년형 200에는 2.4ℓ4기통 엔진과 신기술을 적용한 9단 변속기를 적용, 엔진의 성능은 유지하되 연료 효율성은 높였다.
 
포드 : 에코부스트 엔진으로 다운사이징을 추구하고 있다. 엔진의 다운사이징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이다. 3기통 엔진을 탑재한 차량의 생산량 중 글로벌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이 2022년에는 19.5%까지 증가한다.
1.0ℓ3기통 엔진에 터보차저를 탑재한 2014년형 피에스타 모델은 하이브리드 연비인 45MPG에 도달했다. 최근 신형 F-150에 6.2ℓ8기통 엔진을 2.7ℓ6기통 에코부스트 엔진으로 대체하며 SUV·픽업트럭 등 대형차에까지 다운사이징을 실현하고 있다.
2015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국제오토쇼에서는 3.5ℓ V6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된 GT 모델을 선보여 슈퍼카의 엔진 다운사이징도 구현했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혼다 : 2015년에 시빅 터보 모델을 출시한다고 발표하면서 엔진 다운사이징 대열에 합류했다. 2015년에 출시될 신형 시빅 모델에는 기존 1.8ℓ 엔진 대신 1.5ℓ 4기통 터보엔진이 탑재된다. 이는 기존 2.0 및 2.4ℓ 엔진의 성능을 구현함과 동시에 연료 효율성을 증가시키겠다는 의도이다.
북미 시장에서 자사 입지를 굳히기 위해 엔진 다운사이징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 회사는 터보차저용 제조시설(오하이오 소재)에 연말까지 3억 4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토요타 : 소형차 생산량에서 선두주자이지만, 터보차저 기술에서는 다소 아쉽다.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 모델이 성공한 이후 여전히 하이브리드 기술에만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미요시에 소재한 제조시설에서 생산되는 터보차저 생산량을 올 해 두 배까지 증가시킬 계획을 발표하며 엔진 다운사이징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토요타는 출시를 앞둔 신형 캠리 모델에 터보 엔진을 탑재하는데, 기존 V6 엔진을 대체할 4기통 터보 엔진은 토요타의 새로운 개발시설인 Powertrain Joint Development Building에서 만들어진 첫 번째 엔진이다. 토요타는 향후 2년간 자사 엔진 중 20%를 이 모델로 대체한다.
 
갈무리
엔진 다운사이징의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 결과 현재 9.6%에 머문 3기통 엔진을 탑재한 차량의 시장점유율은 2022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한다. 6기통과 8기통 엔진의 점유율은 각각 10%와 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그리고 현재는 CUV와 SUV에 다운사이징 기술이 주로 적용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럭셔리 모델이나 로드스터 등 고성능 차량 역시 터보엔진을 통해 다운사이징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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